[202104]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사회교리의 원천 그리고 식별”

이주형 세례자 요한 신부 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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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 단장님, 요즘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가 실천이 소홀하지 않았나 하고 성찰합니다. 이웃사랑에 대해 정작 저는 실천하지 못했어요. 얼마 전에 알게 된 간추린 사회교리라는 책에서 “사랑은 광범한 분야의 활동과 마주하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간 전체에 관한 교회의 사회교리를 통하여 인류에게 이바지하고자 한다.”라는 대목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거든요.
마리아 : 안젤라, 좋은 말씀이에요. 저도 레지오 단장도 하고, 수십 년째 신앙생활을 하지만 항상 봉사가 많이 부족한 거 같아요.

□ 알아보기 – 사회교리의 원천인 하느님의 사랑
오랜 세월 사회를 향한 가톨릭교회의 목소리, 가르침 등을 모아서 만든 것이 바로 간추린 사회교리입니다. 여기에는 경제, 노동, 정치, 외교, 환경과 기후, 인권, 정의와 평화 등 모든 사회 분야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 망라돼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세상을 향한 고유한 의무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복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사회교리란 세상을 관찰하고 살펴본 교회가 그 세상의 구원을 위해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혹자는 신앙인이 세상 문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면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사익만을 위해, 파당이나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정치·사회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못을 바로잡고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미는 것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인에게 주어진 복음 선포의 의무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드님마저 보내셨기 때문입니다.(요한 3,16) 그리고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우리 역시 이웃과 세상을 향해 봉사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회교리의 원천을 바로 세상과 인간에 대한 성부의 지극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3항)

□ 심화하기 – 세상을 식별하는 도구로써의 사회교리
가톨릭 사회교리는 세상을 바라보며 그 안의 현상과 사건들을 식별하는 도구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사회교리의 원리들을 알고 익혀 그것을 바탕으로 식별해야 합니다. 그 식별의 기준이 바로 사회교리 원리들인 인간 존엄, 공동선, 보조성, 연대성,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 재화의 선용, 그리고 참여입니다. 이런 원리들을 통해 세상을 올바로 식별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과 이웃에게 전하는 것이 신앙인의 의무입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3항)
나아가 세상에 만연한 여러 가지 문제들, 빈곤과 굶주림, 차별과 중독, 폭력과 불의함에도 대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웃을 가족이나 형제처럼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며 동시에 사회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 레지오의 가르침 – 이웃사랑
레지오 교본도 이에 대해 같은 가르침을 전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같이 사랑의 생활을 해야만 한다.”(제4장 레지오의 봉사 4항) 세상이 증오와 미움으로 가득 차 있다 할지라도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인종과 국적, 편견과 차별을 넘어 그를 돌보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나아가 이웃이나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참된 사랑이며 그리스도인과 레지오 단원의 모습입니다. 레지오 교본 5장에서도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레지오는 한계를 두지 않고 아낌없이 봉사하도록 부름을 받고 있다.
레지오는 활동 계획에 관한 것보다는 오히려
활동의 목적에 쏟는 열의에 더 관심을 둔다.

사회는 저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이웃과 함께 몸담고 살아가는 삶의 자리입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은 비록 복잡하고 갈등이 첨예하지만 나와 우리 이웃의 문제입니다. 이 사회에는 여러 가지 현상, 문제, 갈등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유심히 바라봐야 하며, 더욱이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살펴 봐야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교리를 잘 알아야 합니다. 지혜를 모으고 협력하는 가운데 해결해가야 하고 그것이야말로 교회와 신앙인의 역할입니다.

□ 실천하기 – 사회교리를 알고 배우기
교황청을 비롯해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모든 교구에는 정의평화위원회가 있고, 각 지역과 전 세계의 인권, 정의, 평화 문제에 관여합니다. 그리고 전부는 아니지만, 사회교리학교를 운영하며, 신자들에게 가톨릭 사회교리를 전합니다. 서울대교구에서도 매 학기 기본과정, 심화 과정의 사회교리 강좌가 개설되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관련된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전합니다. 필자도 서울 노동 사목 위원장으로서 서울과 인천에서 인간 노동을 주제로 강의를 했습니다. 그 밖에도 관련 서적이나 자료를 탐독함으로 사회교리를 접하고 익힐 수 있습니다.


2019.10.10. 인천교구 사회교리학교 1강. 사회교리 입문 강의(이주형 신부)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상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세상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곳이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사랑과 우정의 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이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이를 위해 사회교리는 올바른 식별의 원리를 제시합니다.

“어떻게 오늘날에도 굶주림으로 죽어 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글자를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들, 가장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집 없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전통적인 형태의 빈곤에 더하여 좀 더 새로운 형태의 빈곤을 생각한다면, 빈곤의 형태는 끝도 없이 펼쳐질 것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빈곤은 흔히 재정적으로 풍족한 집단에서 나타나며, 이들은 삶의 의미를 상실한 데에서 오는 절망감, 마약 중독, 늙거나 아플 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소외감, 사회적 차별 등으로 위협을 받습니다. … 또한 지구 곳곳을 사람이 살 수 없는 유해 지역으로 만드는 생태 위기의 전망에 대해서도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또한 흔히 끔찍한 전쟁의 참상으로 위협받는 평화의 문제에 대해서나, 수많은 사람 특히 어린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간추린 사회교리 5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