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그분의 손안에서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시편 51,12)

강광석 바오로 인천 바다의 별 Re. 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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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이끄심이었던가?
어느 주일날 아침 일찍 혼자 성당으로 무작정 걸어갔다. 어제 수녀님과 교리교사님께서 우리 집을 방문하였다. 어머니와 대화를 하시다가 나를 보더니 몇 살이냐고 물어보신다. 나는 7살이라고 대답하였더니, “너도 주일학교 나와도 돼”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아직 어려서 안된다”하시는데, “나는 갈 수 있다”고 수녀님과 교리교사님에게 말하였다.
우리 집에서 영종성당까지는 대략 3km. 시골에서 7살 나이에 걸어다니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세례성사는 5살에 받았지만, 어린 나이라 먼 곳에 있는 주일학교에는 가지 못하였다. 그래도 나는 성당이 어디쯤 있는지 알고 있었다.
아침에 집을 떠나 성당으로 가니, 성당에는 아무도 없었고, 저쪽 귀퉁이에서 나보다 큰 애들 서너 명이 놀다가 나에게 다가오며 시비를 걸기에 성당 문도 못 들어가고 집으로 되돌아오는데, 중촌이라는 동네 중간쯤에서 우리 동네 성당 다니는 형들을 만났다. 이때부터 주일마다 성당에 다니게 됐는데, 요즘으로 말하자면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바뀐 것이다.

응? 사람이 없어서
9살에 첫영성체를 하고, 10살에 견진성사를 받았으며, 이때부터 복사를 하였고, 고등학생 때부터 교리교사를 하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교리교사를 한 이유는, 인천교구 총대리셨던 이준희 마르코 신부님에게서 나온다.
내가 2006년도에 송현성당에서 김덕원 토마스 신부님과 이야기 중에 고등학생부터 교리교사를 했다 하니까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다음 해 1월1일,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에 때마침 이준희 신부님께서 우리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시고 사목 임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갑자기 김덕원 신부님께서 이준희 신부님께 한 가지 여쭈어보겠다며 “강 바오로 씨가 영종에서 고등학생 때 교리교사를 했다는데 맞나요?” 하시는 것이었다. 분위기가 조용한 가운데, 이준희 신부님께서 “응 사람이 없어서” 하시는 말씀에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사실 당시 시골에는 어린이들은 많은데, 이들을 가르칠 교리교사가 마땅치 않았다. 청장년은 도시로 나가 없었고, 설사 있더라도 농사일과 무학으로 교리교사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고등학생들이 교리교사 직책을 맡았으며,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는 인천교구에서 매년 농어촌 교리교사 양성(김포, 강화, 옹진) 교육을 하였으며, 고등학생들도 대상자가 되었던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 입단
군에 입대하기까지 영종성당에서 교리교사를 하였고, 제대 후에는 인천에서 교리교사를 하다가 1988년 12월23일에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하게 되었다. 레지오 마리애 입단도 내가 자발적으로 찾아갔는데, 그곳이 주안5동성당 ‘모든 성인들의 모후 쁘레시디움’이었고, 이때부터 현재까지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레지오 마리애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였다. 문제가 생겼을 때 두 가지 부류가 나타나게 되는데, 방법을 생각하는 부류와 핑계를 대는 부류가 있다고 한다. 과연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할까?
지금 코로나19로 우리 레지오도 주 회합과 월례회의 그리고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답은 없지만 코로나19만 탓하면서 손 놓고 있을 때는 지났다. 비대면 생활에 무엇인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19에 레지오 마리애 단원은?
몇 년 전 인천교구장이신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님께서 레지오 단원들에게 “레지오 마리애 단원은 하루에 묵주기도를 20단은 해야 한다. 이것도 안 하는 신자가 레지오 단원이냐?”라고 말씀하셨다. 묵주기도 20단을 살펴보면 신약 성경책 한 권을 요약한 것이라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말씀을 듣고 묵주기도 20단을 하는 방법을 찾았다. 걸으면서, 운전하면서, 운동하면서 기도하는 것이다.
집을 나서며 엘리베이터 앞에서 손 묵주를 꺼내 들고 ‘전능하신 천주 성부…..’를 한다. 출근할 때나 성당을 갈 때나 슈퍼마켓을 갈 때, 하다못해 가까운 주차장을 갈 때도 묵주기도를 하는 습관이 몸에 들으니, 하루에 20단을 넘어 30단은 하게 된다.
송현성당 바다의 별 쁘레시디움 단원 중에 매주 490단의 묵주기도를 보고하는 분이 계셨다. 나는 이해가 안 되어서 어느 날 주회합 시간에 “어떻게 묵주기도를 드리냐”고 물어보았더니, 걸어 다니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와 시간이 있을 때마다 기도한다고 하셨다.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맞다! 저 단원처럼 묵주기도를 드린다면 하루 70단 이상도 가능하다.
혹시라도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 중에 이러한 기도 방법을 보고 영혼이 없는 묵주기도라 하실 수도 있으나, 그러한 분은 영혼 없는 묵주기도 490단은 드려보셨는지 묻고 싶다. 판단은 주님께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 바다의 별 Re.에서는 2021년 1월부터 줌영상으로 월례회의를 하고 있으며, 4간부 직책교육도 명형진 시몬 담당사제께서 줌영상으로 실시하였다. 처음에는 약간의 실수와 복잡함이 있었으나, 반복할수록 익숙함을 느낀다. 또한 교본 교육이나 심화 교육도 줌영상으로 할 계획이다.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은 활동과 기도 봉사의 단체이기에 가만히 안주할 수는 없다. 무엇인가 방법을 찾으면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19 시대에 대면 활동은 어렵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묵주기도와 성경 읽기와 쓰기, 그리고 교부들의 신앙생활에 대한 글을 읽으며, 개인 영성을 다진다면 이 어려운 기회에 내실 있는 신앙생활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 쁘레시디움에서는 묵주기도와 성경 읽기와 쓰기, 신앙 서적 읽기 등을 활동 배당으로 할 수 있다면 레지오 마리애 활동에 최선은 다하지 못하여도 차선책은 될 것이라 믿는다.

레지오 마리애 설립 100주년과 인천교구 설정 60주년 기념 준비
인천 바다의 별 Re.에서는 레지오 마리애 설립 100주년과 인천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이하여 기쁨과 감사, 축하의 의미를 담아 지난해 그리스도 왕 대축일 때부터 2만1000명 전단원을 대상으로 묵주기도 3천만 단 바치기와 16개 꼬미씨움별로 A3용지에 신구약성경 필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금년도 교구 사목 방침인 ‘감사와 기억의 해’에 발맞추어 각 쁘레시디움, 꾸리아, 꼬미씨움, 레지아에 대한 지나간 연혁을 정비하고 옛 사진과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있다. 2021년도 5월 말경에 레지아 주관으로 인천교구 보니파시오 강당에서 기쁨의 전시회를, 교구 성모당 앞에서는 감사와 축하의 합동미사를 봉헌할 계획으로 코로나19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추진 중이다.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코로나19로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 성모님의 군대로서 레지오 마리애 정신으로 무장해 “주님의 뜻을 따르려 할 때,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의지를 가지고 신앙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